2010년 3월 1일 월요일

정제칼로 손목뎅이 콱 짤라부러,네일케어

주말에 친구사이 "후원의 밤" 행사 느즈막에 참여했다가 뒤풀이 2차 후에 서울 가면 으레 가던 깨복쟁이 친구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졌다.근데 집 근처에서 친구놈도 주말이라고 시골 친구 몇 명과 만나서 3차째 회포를 풀고 있었다.걔네들 역시 내 시골 친구이긴 하지만 예전부터 그렇게 잘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는 녀석들이라 갔더니만 이놈들 이구동성 연락 좀 하고 지내자고 핀잔을 준다.

 

"여유있는 네놈들이 연락 좀 하고 살지!" "난 입에 풀칠하느라 정신이 없네" 하고 대뜸 웃어 넘기며 국물이 얼큰한 돼지김치찌개 맛에 반하여 밥 한공기 뚝딱 해치웠다.근데 이놈들 광택 영양제가 정갈하게 발린 손톱을 봤나보다.한 친구 놈이 "나이가 몇인데 남자 새끼가 손톱에 매니큐어를 하고 다니냐?" 또 다른 친구 놈이 맞장구 치며 전라도 사투리로 걸쭉하게 한 소리 지껄인다. "정제(부엌)칼로 손목뎅이 콱 짤라부러!" 하면서 말이다.

 

그 소리 듣는 나 머쓱했지만 그렇게 악의가 없는 말들이라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도리어 내가 친구 녀석들에게 점잖게 핀잔을 준다. "에라이 이 서울 촌놈들! 시대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그리 막혔냐 어디가서 그런말 하지 마라 친구로서 창피하다 창피해 이놈들아!" "손톱에 때 낀 손목 내밀어 악수 해봐라 첨 본 사람들이 누가 좋다고 하겠냐" "비즈니스 시대에 부드럽고 깔끔한 손이 좋은 이미지 남기는 거 왜 모르니" "거기다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에 외모가 안되니까 예쁜 손이라도 갖을려고 그렇기도 하고" "하긴 힘든 일을 안하고 기름진 돈을 만지는 녀석들이 뭘 알겠냐" 이러면서 몇 마디 해줬더니만 그제서야 고개 끄덕이는 녀석도 있고 그래도 못마땅한듯 눈쌀 지뿌린 녀석도 있었다.

 

근데 내가 그런 말들을 신경 쓸 위인도 아니고 거기다 핑계 일일히 대는 것도 싫지만 꽉 막힌 친구 녀석들이 마인드가 참 한심해서 몇 마디 해줬다.이놈들 내가 혹시 귀걸이 하면 분명 뒤로 나자빠질 놈들이다.ㅎㅎ 내 외모는 그다지 여성스럽지 않는 좀 터프스런 외모라 전혀 게이 같지 않다.거기다 친구놈들하고 만나면 때에 따라서 욕도 곧잘 하고 목소리도 걸쭉 해서 게이임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다.하물며 나를 봤던 게이들도 전혀 게이 같지 않다고 그러니 일반 친구들은 오직 하겠는가.

 

게이들 사이에서도 우스개 말로 내가 형 대신 "언니" 라고 하면서 말하면 그 말에 손발이 오글거린단다.ㅎㅎ어울리지 않는다나 어쩐다나..ㅎㅎ 나 역시 억지로 하는 말투에 오글거리는 건 마찬가지다 가끔 한번씩 그런 단어를 쓰며 기갈을 떨고 싶기도 하는데 좀처럼 맛깔나는 기갈이 나오지 않는다.후훗

 

아무튼 내가 네일샵에서 정기적으로 네일 관리를 받는 이유는 깔끔한 손을 위해서 하기도 하고 한번 네일케어를 받으면 헤어나올 수 없기도 하고.또 은근히 게이임을 상대에게 알리려고 하는 이유도 있다.허나 요즘엔 일반 남자들도 네일케어를 많이 받기 때문에 게이임을 의심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댓글 2개:

  1. 저희 엄마가 네일아트강사이심!!! ㅋㅋㅋ 손톱하고나면 괜히 손 이뻐진것같고해서 좋던데ㅋㅋㅋ 손 이뻐요! 맨질맨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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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 순덕 - 2010/03/07 20:36
    오~글쿠나..ㅋ

    근데 손만 이뽀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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