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일 화요일

학창 시절 애틋한 우정 <2>

그렇다고 여자애들과 미팅하고 놀러 다닌다고 해서 그때는 질투심을 비롯 소유하고 싶은 욕망은 전혀 느끼지 않았다.마찬가지 나 역시 친구들 틈에 끼어 여자애들과 한 두번 미팅을 했으니 말이다.난 여자애를 사귄 적은 없었지만 친구는 여자애랑 잠깐 교제를 했었나 보다.그러다 뭐가 맞지 않았는지 얼마 못가서 헤어졌다.그 후 우리는 다시 예전처럼 깨복쟁이 남자 친구들과 어울려 즐겁게 중학생 시절을 보냈다.

 

조그만한 시골 읍인지라 남중이 한 곳 밖에 없어서 중학교도 역시 같이 다녀 1,2학년엔 같은 반을,3학년만 각기 서로 다른 반에서 학교 생활을 하였으나 우리의 뜨거운 우정은 변함없이 지속되었다.그러나 고등학생 시절은 난 광주로 가고 친구는 시골 읍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다니는 바람에 서로를 보는 날들이 적어져 잠시 소원했지만 그러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몰라도 둘 다 보기좋게 응시한 대학을 낙방하고 재수 시절을 부모님의 배려로 한동안 세 내줬던 시골집에서 같이 공부하게 되면서 다시 가까워졌다.

 

국민학생 시절부터 서로의 집에 숟가락, 밥그릇 수까지 알 정도로 툭 터놓고 스스럼없이 지내왔기에 서로에 대해서 정말 흉 허물없이 속속들이 잘 안다.그리고 어릴적 여느 친한 친구 사이에 있을 법한 일들은 우리 역시 자연스럽게 겪어왔다.또 누구나 그렇듯 늘 같이 지내는 친한 동성 친구 사이의 스킨쉽은 아주 자연스럽다.(물론 그러지 않는 동성 친구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우린 손잡고 어깨동무는 기본이고 목욕탕에서 등 밀어주며 고추 만지고 깔깔 웃기,서로 안고 잠자기,아무 감정없이 장난스럽게 뽀뽀 하기,더운 여름엔 큰 대야에 물받아 놓고 깔깔거리며 목욕하기,동네에 흐르는 내천에 친구들과 놀러가서 발가벗고 물놀이 하기,그리고 전혀 꺼리낌없이 도색 음란 잡지를 보고 자위 행위도 하는(난 친구 앞이라도 부끄러워서 감히 대놓고 잘하지는 못했지만) 등등 전혀 어색하지 않게 말이다.중학생때까지는 그랬다.하지만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잘 그러질 못했다.

 

왜냐하면 고등학생 시절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서로 떨어져 지냈기 때문이었고,그러다보니 시간이 갈수록 애틋한 감정이 생겨 괜히 부끄러워지고 두근거림이 생겨 자연스럽게 감히 먼저 하지 못했다.1학년때는 보고 싶어서 토요일 방과후 어김없이 시골집에 내려가면 친구 얼굴을 꼭 보고 올라가고 또 친구가 광주에 자주 놀러 오기도 하는,그런게 그저 단순한 우정인줄만 알았었다.그러던 고등학생 2학년 겨울 방학때 외숙 부모님댁에서 겪은 전혀 뜻하지 않는 일로 인하여 친구에 대한 나의 감정이 우정 이상이라는 걸 점차 느끼게 되었다.

 

그 당시 시골촌에서 대도시로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건 중학생때 공부도 웬만큼 해야되고 장차 대학교를 더 쉽게 가기 위한 목적이 크다.나역시 그랬다.해서 서울에 가고픈 대학교를 미리 점찍고 대학교도 둘러볼겸 또 외가 친척 사촌들중엔 또래 같은 학년인 사촌도 만날겸 외숙 부모님댁에 난생 처음으로 놀러 갔었다.그 외숙은 어머니의 둘째 오빠다.외숙은 서울에서 자수성가하여 경제적으로 부유하게 사신다.

 

그리고 그 외숙 부모님댁엔 남자 사촌만 셋 있다.큰 사촌은 나보다 세살 위 형이고,둘째 사촌은 동갑,막내 사촌 동생은 두 살 아래다.사촌들은 어릴적부터 외가 제사때나 경사때 가끔 봐서 그런지 그리 서먹서먹하지는 않았고 특히 어릴적부터 막내 사촌 동생이 날 많이 따르고 좋아했다.그래서 그런지 가자마자 금방 친해져 막내와 동갑내기 사촌과 같이 가고픈 대학교에도 놀러가고 이곳 저곳을 구경하였다.그리고 그렇게 며칠 즐겁게 지내면서 잠을 잘때면 막내 사촌방에서 그리고 그 다음날은 동갑내기 사촌방에서 자는 등 번갈아 가며 같이 잤다.

 

그런데 시골 내려가기 마지막 날 밤 동갑내기 사촌과 나 사이에 뜻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다음날이면 며칠 안됐지만 많이 친해진 사촌과 헤어지는 아쉬움에 불을 끄고도 어둠속에서 밤늦게까지 시간 가는줄 모르고 얘기 하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잠을 청했다.그런데 잠결에 친구랑 같이 자면서 하던 버릇을 나도 모르게 사촌에게 해버렸다.곤히 자고 있는 사촌 빰에 뽀뽀를 해버린 것이다.순간 아차해서 한쪽 실눈을 뜨고 사촌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그런데 분명 자고 있어야 할 사촌의 눈이 떠지는게 보여서 곧바로 난 곤히 자는 척을 하고 있었다.나를 빤히 쳐다보는 사촌의 눈길이 방안 캄캄한 어둠속이라 해도 온몸으로 느껴졌다.

댓글 4개:

  1.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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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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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Anonymous - 2009/12/02 11:20
    여기서는 뭐라 답변을 못하지만서도ㅋ

    사촌의 대담한 행동이 있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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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Anonymous - 2009/12/02 16:48
    에구 부럽긴요.ㅠㅠ;;전 이런 애틋한 추억들이 있어도 제 자신이 게이란 걸 그때 당시엔 전혀 몰랐는데요..ㅠ 스무살 지나서도 마찬가지고요ㅠㅠ 어디 정보가 있어야 말이죠.그래서 참 심란했고 이유도 모른체 마음 아파하고..흑흑 지금은 다 지난 추억이고 또 만나더라도 그때의 감정은 전혀 없지만서도..암튼 이 친구와의 인연은 길어서 추억이 꽤 많아요.그 얘기 다 할려면 아마 10탄도 부족할걸요..-_- 여기까지 하는데도 싹둑 싹둑 잘랐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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