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6일 일요일

남자 사촌에게 감정적 끌림과 성적 욕망 <3>

그렇게 몇 분의 정적이 흘렀다.이윽고 사촌의 숨소리가 고르게 들렸다.아마도 자신에게 한 입맞춤이 잠꼬대인 걸로 여기고 자는 듯 했다.그래서 안심하고 옆으로 뒤돌아눕고 잠을 청했다.슬슬 잠이 곧 들락말락 할 것 같았다.꿈의 문턱에서 밝은 미소를 띤 친구의 얼굴을 보았다.이내 편안함이 밀려왔다.꿀잠을 잘 것 같았다.

 

그 찰나에 누군가 나를 깨우고 있었다.

 

등 뒤 바짝 가까이에 인기척이 느껴진 것이다.사촌이었다.잠과 현실사이의 균열이 깨지면서 깨어났다.다시 돌아눕고 싶었다.돌아눕자 사촌의 얼굴과 내 얼굴이 거의 맞닿았다.사촌이 숨을 들이쉬기라도 하면 그 쪽으로 끌려갈 것 같았다.서로의 입술이 조금의 틈도 없이 닿을 것 같았다.그래도 몸을 뒤척여 그에게서 얼굴을 떼고 싶지 않았다.

 

그에게서 부드러운 온기와 풍겨오는 좋은 향기의 은은한 우유 비누 냄새가 콧 속을 맴돌다 머릿속까지 뒤흔들었다.살며시 눈을 떴다.깜깜했다.새벽 1시가 넘었다.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창가에서 실날같은 빛가닥이 들어왔다.그 빛가닥은 석탄같은 깜깜한 어둠을 몰아내고 은은한 조명을 연출했다.

 

그 조명덕에 눈을 감은 사촌의 얼굴 실루엣이 보였다.뽀얀 피부의 귀여운 얼굴과 까만 속눈썹.사실 사촌들 중 둘째 동갑내기 사촌은 피부가 뽀얗고 귀여웠다.거기다 동그란 눈망울에 하얀 이를 드러내며 천친난만한 웃음을 지을때면 그에게서 웬지 모를 감정적인 끌림과 설레임이 느껴졌다.그러나 그런 느낌들 자체가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겼기에 달리 생각치 않고 곧바로 무시해 버렸다.

 

그도 그럴것이 학창 시절에서 늘상 접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학교 교육.그리고 읽었던 시,소설,수필,위인전 등 그 어떤 책에서도 심지어는 영화,텔레비젼,라디오에서 보고 들어도 동성애에 대해 지식이나 정보를 접하지도 못했고(혹 영화에서 접한다 하더라도 진지함이 없는 코믹스러움과 과장된 여성스러운 몸짓과 말투로 비쳐져 반감이 일었다)사랑과 섹스는 남자와 여자만이 하는 거라고 학습되어 왔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날 밤은 둘 다 돌처럼 그 자리에서 굳은 듯 아무런 미동도 없었지만 이상하게 내 심장은 두근거렸고 얼굴까지 화끈거려졌다.그에게서 규칙적인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긴장을 했는지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고 말았다.그때였다.

 

마치 그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 그의 입술이 나의 입술을 덮어버렸다.그리고 두 팔로 내 목을 끌어 안았다.그리곤 내 입속으로 자기 혀를 쑥 밀어 넣으면서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그를 밀쳐내지 않았고 순순히 받아들였다.몇날 몇일을 사막속에서 헤맨 사람처럼 갈증에 겨운 듯 내 입술을 빨아먹기 시작했다.격렬하게.

 

혀가 얼얼할 정도의 강한 흡인력으로 내 혀를 빨았다.혀와 혀가 부딪치고 입술과 입술이 그리고 입술과 혀가 각각 부딪치며. 빨고. 깨물고. 빙빙 돌리고.어지럽게 뒤헝클어지면서 오묘하고 흥분되고 나를 무한정 기쁨의 나락으로 이끌어간다.

 

그의 몸이 내 품을 비집고 들어왔다.그런 그를 꽉 잡아끌어 내 품에 가두었다.조금의 틈도 없이.내 몸은 이제 초등학생,중학생때의 왜소한 체격의 몸이 아니었다.키도 자랐고 몸집도 커졌다.어린 탓도 있지만 그는 원체 마른 몸이라 내 품에 쏙 들어왔다.그는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의 손은 내 티셔츠와 반바지를 벗기고 자신의 상의와 하의도 벗었다.살과 살이 닿았다.뜨거웠다.격렬한 키스로 급상승했던 호흡이 조금씩 진정되면서 또 다른 쾌감이 몰려왔다.어렸지만 태어나서 처음 여자가 아닌 남자와의 격렬하게 키스를 했고 친구가 아닌 또 다른 남자와 살과 살이 닿았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상대는 동갑 남자 사촌이었지만 오히려 그에게서 감정적인 끌림과 성적 욕망이 생겼다.부모님 몰래 친구들과 모여 천둥 번개소리에 깜짝 깜짝 놀라며 봤던 야한 비디오에서의 남녀가 전라의 몸으로 서로의 가장 은밀한 곳을 혀로 정신없이,그와 주고 받았다.둘 다 서툴었다.그런데 왜,그 모습이 내겐 낯설고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예전에 마치 경험을 했던 것처럼 본능적으로.

댓글 4개:

  1.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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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nonymous - 2009/12/06 02:21
    맞아 맞아ㅎㅎ 특히나 자기가 맘에 드는 친구가 옆에 있다면 하악~~근데 정작 걔가 스킨십 할라드면 손사래 치며 무의식적으로 뿌리치고ㅠㅠ;;너도 그런 경험들이 좀 있었나 보구나..ㅋ



    사실 게이든 비게이든 학창 시절에 서너 번쯤 친한 친구들과 호기심에 겪는 경우가 있는데..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친구가 아닌 다른 동성에게도 감정적인 끌림과 육체적인 끌림이 생겨야 게이라고 볼 수 있지..헌데 친한 친구와의 우정을 착각하여 난 "한 남자를 사랑해" 라고 잘못 단정 짓고 성향을 "난 게이야" 생각하며 게이 세계에 발을 딛는다는 건 정말 무모해..쿨럭~



    그냥 편히 생각해! 게이든 비게이든 자기 짝을 만나는게 어디 쉽니..!!이성애자도 평생 자기짝 못 만나서 결혼도 못하고 혹은 결혼 하더라도 이혼하는게 50%가 육박 하는데 게이들이라고 뭐 별수 있냐..남자나 여자나 게이든 비게이든 사람은 다 똑같애.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고 사랑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거야..



    또 기억 저편에 머무는 추억이 될 수 있고 아픔도 될 수 있고 인연이라면 다시 만나게 될거고..아님 말고..글고 어쩌면 그가 너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사람일지도..또 어딘가에서 너를 진정 사랑해줄려고 다가오고 있는지도.. 송골매의 구창모씨 노래 '아픔만큼 성숙해지고'란 노래도 있잖니..^^될 수 있으면 울 맘 편하게 즐겁게 여기고 인생을 살아가자꾸나~



    아픈만큼 성숙해지고(1986년 앨범) - 그룹 송골매의 구창모



    한번쯤 겪어야만될 사랑의 고통이라면

    그대로 따르겠어요 아무런 이유도없이

    바라는것도 없어요 모두다 주고싶어요

    소중한것은 사랑뿐 그밖에 뭐가 있나요



    그러나 사랑은 나에게 고통을 안겨줬어요

    진실을 감추며 외면한 말없이 돌아선 이별

    사랑은 약한 마음에 상처만 가득 남기고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진실을 알게했어요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모든게 끝난것처럼

    마음은 둘곳을 모르고 너무나 슬픈생각뿐

    얻고 싶었던 사랑은 끝내는 잃어버린채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진실을 알게했어요



    덧)나 역시도 헤어지고 참 많이 아픈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기억 저편으로 보내버리고 달관한 듯 조언하고 있으니..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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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허걱... 이거 대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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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쟁아 - 2010/01/28 08:03
    완결해야 된디..쓰다가 말아서리..ㅠ

    사실 애틋한 기억을 들춰내 글로 다듬다는 게

    정말 힘든 작업인듯..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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