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7일 월요일

동성애자의 결혼도 성스러운 것이다.

이 글은 가족과 지인의 따가운 시선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몸과 맘에 아무 느낌도 없는 이성과 결혼을 준비하고자 하는,혹은 동성과의 결혼관에 대해 갈팡 질팡하는 동성애자들에게 내가 최근 만난 이들에게 들었던 그들의 결혼관을 간략하게 옮기고자 합니다.읽고 신중하게 판단을 하여서 부디 결혼관을 정립하시기 바랍니다.(본 글은 이성애자 결혼과 관련된 글에 트랙백을 엮을려고 하니 혹시 매스껍고 불쾌한 기분이 들면 삭제해도 무방합니다.)

 

1.7년전 서울에서 바쁜 일상을 보냈을 적 삶이 무료해서 동호회에 가입해서 4년여 스피드 인라인에 푹 빠져 지냈었다.그 이후 발뒤꿈치도 다치고 또 여기 광주로 터전을 옮기면서 바퀴질을 뚝 끊고 지냈다.그때 거기서 알고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 중 2명이 아주 오랜만에 전화가 왔었다.한명은 나보다 3살 더 먹은 형..또 한명은 6살 어린 동생.그들이 오랜만에 전화 온 이유,뻔하다.본인들의 결혼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다.멀리 있어 궂이 올라올 필요 없단다...그들의 맘 씀씀이는 이쁘다.그러나 난 어차피 축하해주러 가고픈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왜냐하면 그들은 소식을 널리 알리고 초대를 할 수 있는 축복(?) 받은 이성애자이고..아직은 난 결혼을 하더라도 알릴 수 없고 초대도 못하는 동성애자이기 때문이다.그러나,난 그들의 애사엔 꼭 가서 같이 슬퍼해줄 것이다.

 

 

2-1.어제 오후 이반시티 만남 게시판에 올린 인연을 구하는 글을 통해 알게 된 27살 먹은 동생과 시립 미술관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그가 말하길 4년여 전에 싱가폴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교환 학생이라고 했다.난 만남전 싸이 일촌 등록과 그가 사용하는 이름으로 이미 알고 있었다.그는 얼굴도 잘 생기고 운동으로 단련된 몸매의 소유자로 일류 연예인 빰 치는 외모를 갖고 있었다.그렇다고 그의 빼어난 외모 때문에 만나지 않았다.왜냐하면 솔직히 내가 좋아하는 외모를 가진 게이는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돌 던지지 마라! 결코 자랑이 아니다.게이 세계에선 외모,나이차,직업,능력,피부색,국가 등은 그닥 만남의 장애가 되지 않는다.자기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서로 호감이 가는 사람은 만날 수 있다.단지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않고 얼마나 오랜 만남을 유지하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2-2.나와의 대화 소통은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로 한국말을 유창하게 곧 잘했다.속으론 좀 놀라웠다.만남 내내 유쾌하고,즐거웠다.그는 부모님이 영어권 나라로 유학을 가길 원해도 한국을 좋아해서 결국 허락을 받고 왔다고 한다.오기전 그는 한국에 오고자 많은 공부를 했다고 한다.그런데,정보를 구하고자 웹상에서 우연히 알게된 이반시티로 인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되었단다.이전의 그는 자국에서 몇 명의 이성과 교제를 하였으나 기분이 썩 좋지 않았고 떨림이 전혀 없어서 많이 혼란스러웠단다.그런데다 친구들은 전혀 그렇지 않기에 자신만 그런 줄 알고 많이 우울하기도 했다고 한다.이후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배우고 자신이 원하는 학과를 선택해서 대학을 입학·졸업..올해 대학원에 입학하여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말도 잘 통하지 않는 타국에 와서 그 짧은 기간에 자신이 원하는 학과에 입학하고 대학원까지 다니는 걸 보면 대단한 녀석임에 틀림없다.

 

 

2-3.그는 한국에 사는 동안 3~4명의 게이와 만나고 사귀고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즐거움과 슬픔도 맛보기도 했다고 한다.대화내내 그는 나이에 비해 생각이 깊고  성숙해 있음을 느꼈다.또한 마음이 여리고 배려심도 있고 착했다.자신의 외모만 믿고 날뛰는 정신 나간 일부 속 없는 게이들하고 차원이 틀렸다.한편,그는 한국에서 오래도록 머물고 싶어한다고 했다.여기서 취직도 하고 계속 살거라고 한다.이유는 결혼 때문이라고 한다.그는 외동 아들이라고 한다.그래서 그의 부모님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결혼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이다.그렇기에 그는 싱가폴에 더더욱 가기 싫다고 했다.단지 이성애자와 결혼. 단 한가지 이유로 말이다.낳고 길러주신 부모님과 지인들 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하는 그의 말을 듣고 내 자신이 순간 몹시 초라해짐을 느꼈다.그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인 후 이성과 결혼에 대해서 꽤 오랫동안 생각을 해왔다고 한다.결론은 평생 독신으로 살던지 사랑하는 님과 행복한 삶을 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이성애자와 결혼을 해봤자 결국엔 이혼할게 뻔한 일이고 또한 이성에게 자신으로 인해 아픈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고 한다.그 말을 듣는 난 순간 속으로 뜨끔했고,놀라웠다.왜냐하면 난 그 결정을 하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기 때문이다.그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감동을 하였다.

 

3-1.얼마전에 형 동생 사이로 지내기로 했던 녀석과 만났다.그러나 그 녀석과 난 이미 서로의 맘을 알아버렸기에 형 동생 사이는 형식에 불과했다.서로에게 너무나 간절했다.그렇지만 그 녀석은 3년 6개월 교제해왔던 부산에 있는 애인에 대한 미안함으로 마음이 갈팡질팡이었다.그 녀석의 애인이 2년여 목포에 있을 적엔 예쁜 사랑을 나누었는데 애인이 직장을 서울로 옮기는 바람에 한달에 한 두번씩 보지 못한데다 만나기만 하면 의견 충돌로 싸움이 잦았다고 한다.그 녀석은 사랑 싸움이겠거니 생각했는데,갈수록 심해져 급기야는 심한 말도 오고 가서 그 이후 그 녀석과 애인은 한동안 연락도 않고 냉전중에 있었는데,그 냉전 기간에 그 녀석은 나를 만나게 된 것이다.난 첨 만나기 전 그 녀석이 자신의 처지를 얘기해줘서 알고 있었다.그래도 난 만났다.그런 처지라면 조만간 헤어지지 않을까하는 마음에서 그 녀석을 만났었다.그러나 내 판단은 과녁을 여지없이 비껴갔다.

 

 

3-2.그 녀석이 어떤날엔가 그랬다.자신의 애인과 날 비교해봤다고 한다.결론은 모든 면에서 내가 낫다고 했다.그렇기에 더욱 마음이 흔들린다고 했다.그 말을 듣는 난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론 씁쓸했다.왜냐하면 그 녀석은 자신의 애인에게 미안함으로 아직은 나에게 갈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자신이 솔로라면 이미 나를 잡고도 남았다고 했다.심지어는 차라리 나를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그 녀석이 그랬다.자신의 순간의 실수로 인해 자신을 만남으로서 형의 마음에 상처를 줘서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3-3.그 녀석과 난 최근 급속도로 많이 가까워져 자주 연락하고 또한 자주 만난다.어느날 우린 결혼관에 대해서 진지하게 얘기를 나눴다.그 녀석은 ㅈ대학 강사다.내년 초에 서울로 갈 계획이란다.그 녀석의 본 주거지는 경기도다.그리고 3남 4녀 중 막내인데,결혼할 이가 얼마 안 있으면 자신밖에 남지 않을거라고 한다.물론 그 녀석 가족이나 친구들은 그가 게이임을 전혀 모른다.그는 현재 서른세 살인데 대학 다닐적에 성 정체성을 알았다고 한다.그도 이성애자 몇 명을 사겼는데,별 감흥이 없었다고 한다.

 

 

3-4.그도 앞에서 말한 싱가폴 동생과 생각이 같았다.이성이 아닌 동성과 결혼을 하고 싶단다.또 게이도 아이를 입양할 수 있게 한국 법령이 고쳐지면 꼭 입양해서 키우고 싶다고 했다.그리고 될 수 있으면 부모님이 계시는 곳과 멀리 떨어져 독립해서 살고자 한다고 했다.그런 이유가 간섭에서 좀이라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그는 애인과 동거를 하고 싶다고 한다.게이와 만나면서 한번도 하지 못했기에 경험상 해보고 싶다고 한다.설령 서로에게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 단점이 쏙쏙 드러나서 실망을 한다해도 한번쯤은 해보고 싶단다.그리고 애인과 오래도록 유지할지 안할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맞춰가면서 살다보면 언젠가 서로에게 확실한 믿음이 생겨 백년 가약을 맺고 자신도 그럴듯하게 준비해서 결혼식을 올리는 꿈을 항상 갖고 있다고 했다.

 

4.앞에서 언급한 나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그들이지만 주관이 뚜렷하고 자신이 게이임을 인정하고 인생 계획에 포함을 시켰다.그리고 타인들의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들이 생각하고 계획한 꿈들을 이루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참 기특하고 존경스러운 게이들이다.똑똑해서 그런지 몰라도 집중력이 높고 그리고 결정하면 꿋꿋하게 밀고 나가는 게 부럽다.난 이 같은 결정을 하기까지 참 많은 시간을 허비했고 또 갈팡질팡 했는데...아무튼 나도 몸도 마음도 느낌이 없는 이성이 아닌 사랑하는 동성과 결혼을 하길 원한다.설령 내 가족이나 아는 지인들에게 축복 받지 못한다 할지라도 또 사랑하는 이와 단 둘이 결혼식을 올린다 할지라도 난 그럴듯하게 준비해서 하고 싶고 또 아이도 키우고 싶다.그 아이가 나중에 커서 두 아빠에게 이성애자라고 커밍아웃을 한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연관글 - 동성애자에게도 가족을 허하라 (by 김조광수)

 

댓글 14개:

  1. trackback from: [WSN 4호] 동성결혼법 통과 :: 중학생 야동보기 :: 최음제 :: 제자 성폭행 :: 가짜 비아그라 :: 콘돔데이 :: 금지된 사랑 :: 첫눈 반하는 유전자 :: 성인인증 :: 예비신랑 성병검사 :: 여우 섹스테크닉
    * 스웨덴, 동성결혼법 통과 스웨덴 국회에서 4월 1일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법'을 통화시켰다고 하는군요. 이와 관련해서 스웨덴 '레즈비언.게인.양성애자.트랜스젠더' 권리협회 회장은 위대한 승리라고 표현했다는군요. http://media.daum.net/foreign/view.html?cateid=1044&newsid=20090402100808932&p=yonhap&RIGHT_FOR=R2 * 중학생 아들이 '야동'본다? 아이...

    답글삭제
  2. trackback from: 미국 동성애 합법 결혼에 대해서
    미국사람들은 동성애 결혼을 받아주는 분위기? 라고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이미 미국 법으로도 동성애 결혼법이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통과되었지만 지난 2008년 11월 선거 때 다수의 투표로 말미암아 동성애 결혼이 금지되었다. 이것은 교회의 대대적인 홍보 활동과 서명운동을 통해서 다시 제자리걸음을 보여준 예라고 할 수 있겠다.(이것에 관한 기사내용을 보실려면 여기를 클릭) 지금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동성애 결혼이 인정된 주는 코네티컷과 메세추세스주다...

    답글삭제
  3. 결혼은 인생의 두번째시작이라잖아요ㅎㅎ

    동성이든 양성이든 누구에게나 축복받아야 마땅한 행복한 의식이니까.그쵸?

    답글삭제
  4. @이 순덕 - 2009/09/08 22:30
    그렇지 ㅎㅎ 순덕인 마음 씀씀이가 참 이뽀..^^

    그래서 친구들에게 인기 많을거야..그치??

    답글삭제
  5. 전 사실 아이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애인 닮은 아이는 키우고 싶은 욕망이 불끈...^^; 상상해봤는데 무지 예쁠 것 같더이다. ㅎㅎㅎ

    답글삭제
  6. @흐르듯 - 2009/09/09 22:57
    글면 시험관 아기 시술해야겠군요^^;;



    근데 1회 시술비가 대략 200~300만원 든다고 하던데..

    국가에서 보조 해줄런지 모르겠군요.

    답글삭제
  7. @nalrari_K - 2009/09/11 20:12
    국가 보조는 둘째치고

    애인이 낳지 않겠답니다. 저보고 낳으라는데 저도 싫습니..

    -_-;;;

    답글삭제
  8. @흐르듯 - 2009/09/09 22:57
    음..두 분 다 싫으심..머..ㅎㅎ

    혹시 임신 안하고 아기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없겠죠..있을려나..

    답글삭제
  9. 음 위의 트랙백 중에 미국이 동성애 결혼을 받아주는 분위기다....공감이 안 되네요. 몇몇 지역에서는 받아주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지만 아직 미국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동성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는데.... 아직 미국은 덜 깨어난 나라인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
  10. @아도. - 2009/09/27 16:37
    네 아도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미국은 의외로 보수적인 나라이고 거기다 게이들을 극으로

    미워하고 죽이려드는 사람들..예전 KKK처럼 극우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같은..일명 막가파들이 있어서...

    뉴욕,캘리포니아,LA 아님 절대로 살 생각을 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답글삭제
  11. @아도. - 2009/09/27 16:37
    비밀 댓글 입니다.

    답글삭제
  12. @아도. - 2009/09/27 16:37
    조금 덧붙여 보자면

    미국에서 동성결혼이 법적으로 허용된 지역이 몇년전 허용된 매사츄세스정도이었는데, 코네티컷이 작년말에 법적허용,그리고 지금 현재 메인주도 인정할려고 시끄러운데 아마도 캘리포니아꼴 나지 않을까 우려중이고, 그리고 흔히 자유롭다고 알고 있는 뉴욕이랑 워싱턴은 그래도 인정하는쪽이지만 법적으로는 여전히 챌리지...그래도 뉴욕길거리에 괘찮은넘중 반절은 결혼했거나 이혼했고 나머지 반절은 게이라는 농담도 ㅋㅋ

    하지만 미국내에서 법적으로는 아예 동성의 결혼식조차 금지한 지역이 과반수 이상이라고 들었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설마 결혼식장에 불법행위라고 경찰이 출동할까요 ㅎㅎ



    덤으로 캐나다는 시민결합관계인정및 권리혜택은 이미 1999년부터 (지금 영국이나 프랑스 호주내 몇개주도 이런형태로 인정), 또한 '토론토'가 있는 '온타리오'주포함 총 캐나다인구 90% 이상이 살고있는 주요 주들은 이미 2003년에 법적동성부부로인정, 나머지 주포함에서 연방정부인정 캐나다 전체적으로는 2005년에 인정... 이런곳도 있읍니다 ^^

    이쪽문제로는 제도적으로 의식적으로 미국보다 10년은 앞서있다고 들었는데 실제로도 그런지는...



    재미있는 사실은 뉴욕주에서는

    동성결혼법적허용된 다른주에서 결혼한커플이나, 캐네디언동성결혼자가 법적권리목적으로 배우자권리혜택을 받으려는 경우 그들의 권리는 인정한다는 사실, 예를들어 유산문제,연금,의료보험..기타등등 배우자로써 받을 수 있는 권리, ㅎㅎㅎㅎ 재밌는 현상이죠

    이런식으로 하다보면 언제가는 나아지겠죠



    근데 우리나라는 언제쯤 ㅠㅠ

    그래도 10년안에 우리나라도 허용하지 않을까...희망합니다



    덧) 요댓글 하나달면서 한 열번은 고친듯, 역시 이런이야긴 조심스럽다고할까요...

    답글삭제
  13. @쟁아 - 2009/09/29 08:03
    음 캐나다는 많이 깨어있는걸로 알아요. 동성 결혼 찬성률이 70% 육박하던걸로 기억하거든요. 그에 비해 미국은 46%였던가........ 지나가는 말이지만 ㅋㅋㅋ 미국 뉴욕에 디자이너들이 많은 것은 물론 시장이 거대하기도 하지만 ㅋㅋㅋ 안전하기도 해서 ㅋㅋㅋ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ㅋㅋ -농담이에요.

    답글삭제
  14. @아도. - 2009/09/27 16:37
    위 답글 내용중 '뉴욕,캘리포니아,LA 아님 절대로 살 생각을 하면 안된다' 를 '미국에서 뉴욕,캘리포니아,LA 지역이 게이들이 살기엔 그나마 낳은 곳이다'로 정정 합니다..



    쟁아가 미국과 캐나다를 비교 설명 해줬군..^^

    쟁아얌 고마워^^

    답글삭제